가을이 가기전에...
가을비 찬 서리 부질없이 내리고
하얀 겨울이 성큼 다가오기 전에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그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알록달록 곱게 물든 단풍잎
앙상하게 말라 비틀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에
그댈 느낄 수 있을까요.
잎이 모두 지고 난 뒤에
꽃이 피는 상사화처럼
결코 만날 수 없는
엇갈린 인연의 굴레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한 채
한 생을 그리워하며 살아가야 한다면
이보다 더 슬픈 운명도 없을 겁니다.
부질없이 내리는 가을비 찬 서리로
마른 가랑잎 한잎 두잎
모두 흩어져 사라지기 전에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의 용기 없음이
먼 훗날 후회로 남기 전에
그리운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