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방

[스크랩] 매화 마을(광양)

가문의영광 2012. 1. 7. 21:11

 

2007년 3월 25일 일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아내와 둘이 집을 나선다.

전남 광양군 다압면에 위치한 매화마을.

청매실농원을 찾아가는 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내가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찍는 사진에 대해 관심이 없던 아내였다.

갑자기 사진에 관심을 보이는 아내가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카메라 사 달라고 할까 봐 걱정스럽기도 하다.

 

 

출발전에 카메라의 기초적인 설명만 해주고 일체의 참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을 같이 보면서 구도상 미흡했던 부분 등을 지적해주면 실력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광양 백운산과 섬진강이 어우러진 다압면 일대.
이땅에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곳이다.

3월이면 마을과 뒷동산이 흰매화로 덮이며 매화 축제가 열린다.
1930년대 매화를 처음 들여온 5만여평의 청매실 농원이 축제의 중심지이다.

 

 

이땅의 첫 봄소식을 알리는 매화마을.

년 3월초면 섬진강변 매화마을의 꽃망울 터지는 소식이 올라오고 이어서 산동 마을의 산수유와 쌍계사 벚꽃까지 섬진강 500리 길은 숨가쁘게 봄 소식을 전해온다.

 

 

땅에 봄이 온 것을 가장 먼저 알리는 곳은 광양 백운산 자락에 자리잡은 다압면의 매화마을이다. 섬진강의 맑은 물과 어우러진 푸르른 대나무 숲 그리고 온 산을 하얗게 뒤덮듯 피어오른 매화꽃을 보러 사람들은 3월이면 이 한적한 시골로 모여든다.

 

래 밤나무 단지였던 이 일대가 매화 단지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70여년 전인 1930년대.

일본에 건너가 막노동 등으로 돈을 모은 김오천옹(88년 타계)이 밤나무, 매화나무 묘목 5,000 그루씩을 갖고 들어와 심은 결과다.

6-70년대 마을 사람들은 돈이 안되는 매화나무를 대부분 베어냈지만 5만여평에 달하는 김옹의 청매실 농원만은 끈질기게 매화를 지켜냈다.

22살 새색시가 환갑이 되도록 키워온 매화.

 

 

푸른 보리밭과 어우러진 매화의 화사함이 돋보인다.

매화를 지켜낸 것은 김옹과 그의 며느리인 홍쌍리 여사였다.

부산에 살던 스물 두살의 새색시가 64년도에 시집온 곳은 첩첩 산골의 시골이었다.

그 산골의 궁색하고 힘든 삶을 견디기 어려워 도망갈 궁리도 수 십번하며 섬진강 변에 숱한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그럴 때 마다 그의 마음을 붙잡은 것은 매화꽃이었다고.....

 

 

70년대 초 시댁은 사업에 실패해서 45만평 규모에 이르던 땅이 5만평으로 줄어들며 집안이 한번에 기울었다.

남편(김달웅.62)이 화병으로 몸져 누우면서 자신이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고 이때부터 홍여사는 본격적으로 매화 심기에 매달렸다고 한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지만 동의보감 등에 언급되었고 자신이 체험한 매실의 우수한 효능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동네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비탈에 심어져 있던 밤나무를 베어내고 매화나무로 바꿔 심기 시작했다. 렇게 일한지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90년대에 들어서며 매실의 효능이 서서히 알려지며 매화나무는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겨울을 뚫고 나오는 화사한 봄의 상징인 매화꽃은 이제 이 땅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매년 3월에 열리는 매화축제 때는 주변의 교통이 막힌다.

 

매실을 익힐 항아리만 2000여개.

 

정자에서 바라본 매화동산.
른 걸음으로 둘러보면 1-2시간이면 가능하지만 사람들은 매화나무 아래서 꽃과 향기에 취해서 시간을 보낸다. 농원 사무실 앞마당에 놓인 항아리만 바라보아도 배가 부른다. 5월 매실을 수확하면 이 항아리에서 매실들이 익어 갈 것이다.

 

화 꽃길을 거닐려면 사무실 좌측으로 오르는 것이 좋다.

2-3십여 미터 오르면 한 평생 매화에 바쳤던 김옹의 산소가 있다.

죽어서도 매화나무와 함께 계시라고 홍여사가 터를 잡았다.

 

조금 더 언덕으로 오르면 매화꽃 너머로 섬진강이 흐르고 건너편에 소설 ‘토지’의 무대였던 악양 너른 들이 보인다. 사무실 뒷길을 지나 우측의 정자에 이르러 매화꽃을 보면 또 다른 모습이다. 매화나무 사이사이에 푸른 보리를 심어서 매화는 더욱 희게 보인다. 봄 바람이라도 살랑이면 초록색 보리밭에 하얀 꽃비가 내려앉으며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축제기간에는 청매실 농원(061-772-4066)의 100여대 들어가는 주차장이 부족하다.

길 좌우에 세운 차들로 혼잡하니 멀찌감치 세워 놓은 후 걸어 들어가는 것이 편하다.

 

축제기간 동안 청매실 농원에서 파는 봄나물 정식이나 동동주도 먹을만하다.

시중 보다도 가격이 저렴하다.

 

교통편.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진주IC→남해고속도로 하동IC→하동읍→섬진교를 지나 우회전→4km쯤 가면 왼쪽에 청매실 마을 간판이 보인다. 축제기간 동안 교통체증은 각오해야 한다.
서울 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하동행 버스가 하루 6회. 2만1000원. 하동터미널에서 청매실 농원까지는 택시로 10여분. 5000원 정도. 하동개인택시(055-884-3835).
경부선 하동행 무궁화호는 23시50분 출발, 다음날 6시5분 도착. 매화축제기간에는 철도청에서 매화꽃 관광열차를 운행한다.

 

먹을곳.
섬진강의 명물 재첩국은 하동?구례 어디서나 5000원. 초고추장에 비벼 쌈을 싸먹는 재첩회는 2만원선.
동흥식당(055-883-8333)-10여종의 풍성한 밑반찬이 좋으며 아침식사 가능.
다압면 제일가든(061-772-4427)과 관동마을 청해진식당(061-772-4925)의 참게탕은 일품이다.

 

 

매화 사이로 동백과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다.
흰 매화꽃에 눈이 어지러우면 동백과 진달래로 살짝 눈길을 돌려본다.

 

 

 

 

꽃을 찾아 길을 떠나자.

매화, 동백, 산수유가 여행객을 반겨줄 것이다.
                                  
                     .
                           
 
                           
 
출처 : 하늘과 땅 플래닛 입니다. 모두 건강 하십시요~?
글쓴이 : 하늘과땅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