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방

은행잎을 밟으며 // 김수구

가문의영광 2011. 10. 28. 11:39


 

 

 

은행잎을 밟으며/김수구

 
 

 

귀뚜라미 소리조차 지워진 철길에 밤사이 은행잎이 쏟아졌네 그림처럼 아름다운 노랑 너는 물감보다 더 노랗게 가을을 닮았구나 은행잎에 마음 그을려 바람이라도 되어줄 누군가가 밟히는데 은행나무 한그루 부스스 눈을 뜨며 속살 드러내네 만추는 덜컹거리며 화물열차라도 띄울 것 같은 침목 사이사이 줄 메우며 사색에 젖어도 마땅히 엽서 한 장 보낼 곳 없어라.